모든 것을 가진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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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2-10-03 00:15 작성자 : 신보미A 소속 : 청년1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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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6개월 전 어머니의 갑작스런 아픔을 겪으며 병상 중에 함께 지나온 시간이 말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여느때처럼 함께 웃고 이야기를 나누며 잠들었던 전날이 너무나 생생했는데.. 이른 아침 집중치료실에 실려가신 어머니.

코로나로 인해 집중치료실엔 가족도 출입이 허락되지 않아 간호사가 잠시잠깐 문을 여는 시간, 침상에 계신 어머니를 보려고 하루에 수차례 병원 복도에 서있던 날들.. 

눈동자 움직임조차 힘겨워 보이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수백번, 수천번 '엄마를 만질 수 있고, 닿을 수 있고, 안아드릴 수 있다면..' '집중치료실만 얼른 나와줘요.. 끝까지 지켜줄게요 엄마' 

까마득하게 느껴졌던 시간이 지나 재활병실로 옮겼을 때 엄마는 여전히 마비된 몸상태였지만 눈을 마주하고 얼굴을 쓸어주는 그 자리, 그 시간이 얼마나 큰 행복이고 기쁨이었는지 잊을 수 없습니다.


간절한 기도와 기대에 따르는 결과가 눈앞에 속히 나타나지 않았지만 엄마의 손을 맘껏 잡을 수 있는 오늘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알았기에 그저 떨리는 마음으로 감사.. 또 감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병원에서 엄마와 저는 옮겨다니는 병실마다 가장 많이 웃고 유쾌한 모녀가 되어있었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시작되는 병원생활에도 하늘을 한 번 쳐다볼 겨를이 없이 분주했던 하루에 엄마와 어쩌면 그렇게 많이 웃으며 지나왔을까.. 


제가 아는 저의 모난 성품까지 모든것을 누그러뜨리고 오직 일상의 모든것이 기적이며 감사임을 고백하게 하시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의 힘으론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어린 아이의 시절 엄마가 쏟아주신 사랑의 손길이 얼마나 크고 존경이 되었는지.. 그 마음을 감히 일부라도 느끼게 해주시는 은혜에 감사했습니다.


무명한 자 같으나 유명한 자요 죽은 자 같으나 보라 우리가 살아있고 징계를 받는 자 같으나 죽임을 당하지 아니하고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  (고후6:9-10)


그럴 수 없는 중에 가장 크게 웃고

그럴 수 없는 중에 가장 감사하게 하신 주님이셨습니다.  

이해할 수 없어도 이해하려고 발버둥치지 않게 하시는 주님. 삶속에 찾아오는 절절함 가운데 하늘나라의 보화를 맛보게 하시는 주님. 허락하신 오늘을 더욱 사랑하며 살게 하시는 주님. 아버지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분들의 사랑과 중보로 힘입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날마다 더욱 깨닫게 하시고 이 놀라운 사랑의 복음을 선포하는 삶을 살아내도록 성령님 인도해주세요. 모든것을 가진 자로 드러내어 나타나신 예수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