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헌 기자]'벽치'라는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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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1주차 mission | 작성 25-10-14 10:12 작성자 : sans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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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종료문자발송 [이상헌 기자]'벽치'라는 말은 사전에 나오지 않지만 한 세대 전만 해도 심심치 않게 쓰였다. '오직 하나에만 빠져 모든 걸 내던지는 병적인 상태'를 말한다. 요샛말로 바꾸면 마니아, 오덕후, 외골수를 뜻한다. 벽치는 유전자에 새겨진 헤어나올 수 없는 운명과 같다. 세상살이에 서툴고 사회를 굴러가게 하는 상식에 아랑곳하지 않는 광신의 에너지가 담겨 있다.정조는 명말청초의 소설(패관문학)에 빠져드는 일을 벽치로 여겨 벌을 내렸다. 물건에 정신을 빼앗기면 본뜻을 잃는다는 믿음 때문이다. 조선왕조실록에는 김조순과 이상황이 당직을 서면서 패관문학을 읽어 파직당했다는 기록이 있다. 나아가 정조는 소설을 모아 불태웠으며 서적 수입까지 막았으니 꽤나 문화적 원리주의자였다. 벽치광작(癖痴狂作) 전시가 2026년 3월 31일까지 성균관대학교 박물관에서 열린다.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쳐야 미칠 수 있다는 수집광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다. ▲ 성균관대학교 박물관 안현정 학예사관람객들에게 힘차고 낭랑한 목소리로 전시를 안내한다.ⓒ 이상헌풀벌레 수집에 눈멀고 미치다허먼 스트래커(1836~1901)는 미국의 풀벌레 벽치다. 한평생 나비 떼 수집에 온 힘을 쏟아 놀라운 컬렉션을 얻었지만 학계의 비판과 도벽 논란을 안고 살았다.허먼은 아버지를 따라 12세부터 묘비명을 새기고 천사 모습을 조각하는 일로 돈벌이를 했다. 20세에는 가업을 물려받아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진다. 스트래커는 죽음을 기록하던 일상에서 영혼의 부활을 뜻하는 나비를 만나자마자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틈 날 때마다 필라델피아 자연과학 도서관을 드나들며 홀로 나비목에 대한 지식을 쌓았다.그이는 스스로를 돌보지 않았다. 진흙 묻은 신발을 벗지도 않고 바로 매트리스에 엎어져 잠이 들었다. 낮에는 망치로 돌을 두드리고 밤에는 핀셋으로 나방의 날개를 반듯하게 폈다. '나비 별종(Butterfly Man)'은 허먼의 광기를 마주한 이웃들이 붙여준 별명이었다. 30대를 넘기며 스트래커는 나비목 학자를 위한 분기별 간행물을 [이데일리 한전진 김지우 기자] 추석 연휴였던 지난 4일 오후 서울 홍대입구 인근 애슐리 퀸즈. 가족 단위 내국인으로 북적이던 이곳에, 이젠 중국 등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줄지어 들어선다. 접시에 음식을 담은 채 사진을 찍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중국인 유학생 양탁범(23) 씨는 “중국에서 온 친구들이 꼭 가보자고 해 함께 방문했다”며 “일반 식당이 더 한국적이고, 분위기도 고급스러워 만족한다”고 했다.같은날 오후 3시 경기 김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관광버스에서 내린 중국인 관광객 20여명이 나이키 매장을 비롯한 패션 브랜드 매장을 오가며 쇼핑을 즐겼다. 안내소 직원은 “요즘 중국 등 외국인 단체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하루 평균 3대쯤은 들어온다”며 “할인 등 혜택에 대한 문의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했다. 내국인 중심이던 공간이 ‘K쇼핑’의 새로운 관문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지난 추석 연휴 김포 현대프리미엄아울렛(김현아)에 도착한 중국 단체관광객들이 관광버스에서 내려 쇼핑몰로 이동하고 있다. 무비자 입국 완화 이후 김포아울렛은 주요 ‘K쇼핑’ 동선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정부는 지난달 29일부터 3명 이상 중국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을 한시 허용했다. 비자 발급에 최소 5영업일 이상 걸리던 기간 없이 최대 15일간 자유여행이 가능해진 것이다. 정책 시행 직후 중국 국경절 연휴(10월 1~8일)를 맞아 인천공항 입국자 수는 전년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소비 형태는 과거와 달라졌다. 대형 면세점보다 편의점, 아울렛, 패밀리 레스토랑 등 로컬 소비처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쏠리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외국인 구매인원은 99만여 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17% 늘었지만, 외국인 매출은 오히려 9760억원에서 7330억원으로 25%가량 줄었다. 유입은 늘었지만 1인당 소비 여력은 되레 낮아진 셈이다. 김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내 외부 세일 매장에서 중국 단체 관광객과 내국인들이 함께 쇼핑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통화종료문자발송